벼는 그 원산지가 열대지방으로 아시아의 야생식물에서 비롯되어 고대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지방에서 처음으로 재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부 학자들은 인도에서 니바라의 벼를 재배한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이나 인도의 고고학적 발굴에서 5000∼7000년 전 쌀이 발견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아무튼 열대지방의 벼가 기온도 낮고 가뭄도 심한 우리나라에 도입됐다면 당연히 처음엔 적응하기에 매우 힘들었고 소출도 무척 낮았을 것이다.
한·온대식물인 보리나 밀은 수중재배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힘든 논을 만들 필요 없이 땅을 파고 씨앗을 뿌리면 된다.
또 가뭄에도 강하고 병충해 걱정도 필요 없는데도 우리 조상들은 눈물겹도록 해마다 가뭄과 싸워가며 벼농사를 고집했다.
우리 조상들이 영농조건이 훨씬 까다로운 벼농사에 애착하게 된 이유는 벼농사가 단위 면적 당 가장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는 소출에도 있었지만 쌀은 곡물중의 왕자라 할 정도로 맛이 좋아 발효식품을 주로 먹는 우리 식성과 정서에 잘 맞았다.
또 모든 곡물 중 가장 훌륭한 탄수화물 공급원이면서 균형 잡힌 여러 가지 필수 영양소들이 이상적으로 배합된 주식이라고 보아 왔었던 것이다. 그래서 예부터 부의 기준을 천석꾼 만석꾼하며 쌀 수확량으로 표현하였다.
현대적인 도정기계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우리 조상들은 현미식에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였지만 현대인의 식생활은 부드럽고 맛있는 백미만을 찾게 되어 결과적으로 반건강인을 양산하게 됐던 것이다. 02―432―4613,4
장세순(식품연구가·발아현미개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