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배구가 ‘라이벌’ 일본을 꺾고 시드니 올림픽을 향해 한 발 다가섰다.
한국은 28일 상하이 후아동대학 체육관에서 벌어진 시드니 올림픽 아시아 예선 두번째 경기에서 일본을 3―0으로 완파하고 2연승을 기록, 4개팀의 풀 리그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첫 세트를 25―22로 따내 ‘기선제압’에 성공한 한국은 여세를 몰아 2,3세트를 각각 25―19, 25―18로 가볍게 일본을 제압했다.
경기의 승패는 ‘공격수 싸움’에서 갈렸다. 일본이 레프트 가토의 단조로운 공격에 의존해 경기를 풀어간 반면 한국은 김세진과 신진식 이경수 등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레프트 주포’ 김세진은 공격과 블로킹으로 양팀 최다인 21득점을 올리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한국 공격을 주도했다. 또 한국은 전날 주전으로 뛰었던 신정섭 대신 부상 때문에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후인정을 스타팅 센터로 기용해 일본전에 대비했다. 국제 경기 경험이 많은 후인정의 노련미를 높이 샀던 것. 세계 최고의 ‘리베로’ 이호(상무)는 상대가 강타한 볼을 마치 자석이 철가루를 빨아들이듯 걷어 올려 일본선수들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1세트에서 점수를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16―16 동점에서 김세진이 연속 2득점에 성공하면서 한국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한번도 동점을 허용하지 않은 한국은 23―22에서 방신봉이 속공 득점에 이어 블로킹까지 잡아내 세트를 마무리했다.
초반부터 이경수 김세진 신진식이 번갈아 득점에 성공해 쉽게 2세트를 따낸 한국은 이어진 3세트에서도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3세트 7―7 상황에서 김세진이 3점을 올린 것을 포함해 연속으로 6점을 따내 13―7로 앞서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었다. 첫세트에서 서브범실 5개를 범했던 일본은 3세트 들어서도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잇따라 저지르며 자멸했다.
한편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3―0으로 가볍게 눌러 일본과 함께 1승1패가 됐다.
올림픽 5회 연속 출전을 노리는 한국은 29일 오후 9시 중국과 시드니행 티켓의 향방을 가름하는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올해 맞대결에서 한국은 중국에 2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상하이〓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