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필호 이혼을 요구하는 남성의 이유가 뭔지 알아요? 대개 자녀교육 무관심 이라든지, 성격이 맞지 않아서, 애정부족, 또 성생활 불만 등인데, 여자가 이혼을 요구하는 이유는 좀더 구체적이거든요. 외도, 주벽, 의처증, 성격파탄, 폭행에 의한 생명위협을 이혼의 사유로 제시를 해요. ● 김동훈 :남자들은 이혼이라는 말 자체를 꺼내려 하지 않아요. 여자들은 이혼하고 당당히 책도 쓰고 그러는데… 사실 이혼하면, 남 자 쪽의 외도를 떠올리게 마련이잖아요. ● 황필호 왜 그런지 알아요? 남자들의 이혼사유가 추상적이고 낭만적(?)인 반 면 여자들의 이유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거든요. 그리고 현재 우리 나라에서 남자들의 외도가 가장 중요한 이혼사유로 등장하고 있고.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한두 번의 외도는 절대로 이혼사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 김동훈:저는 외도는 한번도 안해봤어요. 내가 오늘 모범생 같아 서 재미가 없다. 그쵸? 앞으로도 별로 할 거 같지는 않아요. (잠시 분위기가 썰렁해짐) ● 마광수 행복한 거지. 두분이 궁합이 맞는 거지. 저는 외도하려고 이혼했어 요. 결혼생활에서 외도하면 안 된다고 봐요. 양다리 걸치니까, 또 거짓말해야 되니까 마누라한테… 엄밀히 하자면 외도하려고 이혼했 다는 건 말이 안되고, 연애하려고 이혼했지! ● 황필호:외도를 하고 마누라에게 사실대로 얘기를 하나요? ● 김정일:외도는 얘기하면 안되죠. ● 마광수:외도를 하게 되면 어차피 마누라한테 거짓말을 하게 되 잖아요. 나는 거짓말을 제일 싫어하기 때문에 외도하려면 이혼하고 새로 연애하라 이거야. ● 김정일:예의상 거짓말을 해야지.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데 …. ● 황필호:거짓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게 내 입장이지만, 그런데 외도를 안 하려고 하는데 그게 어디 됩디까?(좌중 웃음) ● 마광수 저는 진짜 결혼 생활은 4년밖에 못해봤지만 그냥 외도도 아니고 예 컨대 여자친구하고 만날 일 있잖아요, 옛날 대학동창이라든가. 그런 것만 가지고 얘길 해도 와이프는 약간 오해를 하려고 하고 그러더라 고요. 그러니 진짜 외도를 하면서 철판 딱 깔고 마누라한테 계속 거 짓말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떨까. 나 진짜 궁금했어. ● 김정일:어떻긴, 잘 살고 있지…. (좌중 웃음) ● 마광수:난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에… 오래 살면 외도를 했을지 모르지만, 짧게 4년을 살아서 그런지 죽어도 외도는 못하겠던데? 거 짓말하기 싫어서…. ● 김동훈:여기서 외도란 게 육체적인 거 말고 어떤 정신적인 사랑 얘깁니까? ● 마광수 내가 외도라고 말하는 것은 연애를 말하는 거야. 그냥 뭐 접대부 나 오는 술집가는 거 그것은 외도가 아니지, 사교지! 접대부하고 자는 것까지 포함하는 게 아니라… 자는 것도 안되지. 와이프한테 거짓말 해야 되니까. 남자들 다 거짓말이야, 초상집 갔다 온다는 거. ● 황필호:그러니까 연애를 못하지…. ● 엄상익:맞아요! ● 황필호 그리고 말이지, 부부끼리 성(性)이 맞지 않아서 이혼한다는 것은 거 짓말이에요. 안 맞는 성이란 건 없어요. 나이에 관계없고 남녀에 관 계없어…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에요. 사랑하면 성은 문제가 없게 되어 있어요. 섹스 스타일이 맞지 않아서 이혼한다고 하는데 나는 웃기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 김동훈:휴…. 여기 계신 분들하고 저는 생각하는 게 많이 다르 네요. 내가 개방된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 으로 느껴져요. ● 황필호:남자들은 사랑없이도 바람을 피우는 게 일반적인 경향인 데 그건 잘못이죠? ● 엄상익 다수의 성인 남자는 예쁜 여자를 한번 사랑해볼까 머릿속으로 생각 해보다가도 그 이후 다가올 고통을 생각하면서 그냥 절제하자 생각 하거든요. 외도하고 나서의 부담은 본인이 져야 하는데다 현재로선 그 부담을 법(간통죄)으로 돌리잖아요. 그런데 그건 안 맞다고 봐 요. 남자들은 고통과 순간적인 사랑을 저울질하면서 살아나가는 게 행동 의 기준이 아닌가, 그건 움직이는 요소가 아닌가 싶어요. 좀더 자유 로운 사람은 그만큼 책임도 져야겠지요. ● 김동훈:저는 결혼 15년차인데 아직까지 ‘못나서’ 이혼생각을 못해봤어요. 저는 다른분들이 말씀하시는걸 들으면서 굉장히 진취적 인 분들이라고 느끼게 되네요. ● 엄상익 누구나 고비가 있기 마련인데요. 저는 몇 년 전 이혼을 하려고 생각 을 했었습니다. 뭐 복잡한 스토리가 좀 있었죠. 제 경우는 아내에 대한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전화가 걸려 왔는데…. 그 일로 한참동 안 심각했어요. 그때 생각한 게 일단은 내가 믿어야겠다는 것이었 죠. 갈등이 있었지만 하여튼 잘 넘어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