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라이벌 대결’다운 멋진 경기였다.
‘맞수’ 현대자동차와 삼성화재의 개막전으로 시작한 현대 아산배 배구슈퍼리그 2000대회는 첫날 풀세트까지 가는 대접전으로 2개월여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 일반부 경기에서 현대자동차는 마지막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실업 최강 삼성화재를 3―2로 물리치고 짜릿한 첫 승을 올렸다.
삼성화재의 ‘싹쓸이 스카우트’로 야기된 실업 배구 사태로 우여곡절 끝에 슈퍼리그 참가를 결정한 현대자동차는 이날 첫 세트에서 예상을 깨고 삼성화재에 쉽게 승리를 따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박종찬과 방신봉의 블로킹벽을 깨지 못한 삼성화재를 25―17로 따돌린 것. 공익근무를 마치고 2년만에 슈퍼리그 무대에 복귀한 ‘임꺽정’ 임도헌은 현대의 이인구 강성형 등과 함께 현대의 공격 라인을 이끌며 주공격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2세트부터 ‘저력’을 발휘했다. 김세진의 오른쪽 공격과 신진식의 오픈 강타가 먹혀들며 세트를 25―19로 따낸 데 이어 이병용 김기중 석진욱 등의 고른 활약으로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세트도 27―25로 이겼다.
승부는 삼성화재쪽으로 기운 듯했지만 현대자동차에는 30세의 노장 레프트 강성형이 있었다. 강성형은 4세트 현대자동차가 19―18로 1점 앞선 상황부터 혼자 5득점을 올리며 25―21 승리를 이끌었다.
마지막 세트에서 현대자동차는 초반 5―7로 뒤지다 상대 범실과 방신봉의 블로킹, 임도헌의 오픈 강타 등으로 3점을 따내 역전에 성공했고, 이 기세를 몰아 결국 15―11로 대접전을 마무리했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