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00년 한해의 정책목표로 제시한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개신문의 신년공동사설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강성대국(强盛大國)’건설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등장한 ‘강성대국’이라는 말은 사상 군사 경제의 강대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앞으로 북한이 경제의 내실화 및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이념적 기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우리의 정경분리 원칙에 계속 편승해 당분간 ‘선민후관(先民後官)’ 전략을 구사, 실리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내부문제 해결에 치중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해 조국통일운동을 위한 남조선 인민들의 대중적 진출도 더 강화되었다”는 공동사설의 내용에서도 드러난다. 즉 지난해 열린 남북노동자축구대회나 평양 대중음악회, 북한농구단의 남한방문 등 교류를 통해 얻은 ‘열매’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동사설은 또 “우리의 경제형편은 의연히 어렵다”며 처음으로 실패한 경제상황을 자인(自認), 주민들의 노력동원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공동사설은 당창건 55돌을 성대히 기념하자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경제 군사분야의 정비를 마무리한 북한이 이제는 당의 기능을 회복시켜 정치체제도 정상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친 것이다.
대남 및 통일분야에서는 예년보다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매년 단골 메뉴로 주장하던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의 철수, 국가정보원 및 통일부해체 등의 구호가 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사설은 당국간 접촉과 대화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김정일(金正日)의 업적과 위대성을 집중적으로 강조, 지난 신년사와는 달리 내부역량 강화에 자신감이 붙었음을 내보였다. 그러나 올해에도 신년사를 김정일이 발표하는 대신 3개신문의 공동사설로 대체함으로써 ‘신비주의적 통치행태’는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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