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이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장외전자거래시장(일명 사이버증권거래소)은 국내에 등장할 경우 국내증시와 투자자의 투자관행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는 사이버증시 붐〓사이버증시는 미국의 경우 지난 98년말 대체거래시스템(Alternitve Trading System)으로 법제화된 이후 현재 10개가 등록, 운영되고 있다. 거래물량은 99년말 현재 나스닥 거래량의 30%, 뉴욕증시의 4%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도 사이버증시인 트레이드포인트를 운영중이며 일본은 98년6월 금융개혁법안을 통해 사이버증권거래소 설립의 길을 터놓은 상태다.
매매패턴은 인터넷증시에 접속한 참가자가 매매의사를 입력하면 의사가 있는 상대방과 교섭해 매매를 성립하는 상대매매시스템과 매도와 매수주문을 특정 시점에 집결시켜 동시호가매매와 같이 단일가격에 거래를 성립시키는 경쟁매매의 두가지 방식이 있다.
▽주식거래패턴의 변화〓온라인증권거래소가 갖는 장점은 단연 시간과 비용의 절감. 미국증권관리위원회(SEC)에 따르면 전화와 사이버증권사를 통한 주문체결은 2분∼4분이 걸리지만 온라인증시에서는 3초면 주문이 체결되며 비용도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
KTB자산운용의 장인환사장은 “거래수수료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기존 증시보다는 전자거래시장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온라인거래소의 또 다른 장점은 기관투자가들의 대량 매매가 가능한 틈새시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현재는 대량거래가 있을 경우 기존 주가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분할해서 매매해야 했지만 사이버증시에서는 보다 유리한 가격으로 즉시 거래할 수 있다는 것. 또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가 가능하며 기존 증시가 끝난 이후라도 호재가 나타나면 기동성있게 거래할 수 있다.증권연구원의 이정범연구위원은 “한마디로 시장의 경쟁을 촉진시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 가장 큰 효과”라며 “그러나 가격이 이중으로 형성되고 감독의 사각지대가 될 우려도 높아 정부가 이를 허용하기 전에 빈틈없는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김두영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