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슈퍼리그에 불참한 LG화재 김찬호감독은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자동차와 삼성화재의 개막전을 지켜보며 내내 ‘가슴앓이’를 했다.
겉으로는 ‘선수 부족’을 내세우고 명분상으로는 삼성화재의 ‘싹쓸이 스카우트’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슈퍼리그에 불참했지만 관중의 환호속에 플레이하는 ‘라이벌’ 팀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입장은 씁쓸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슈퍼리그 기간 동안 그저 ‘소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달 말부터 3개월여간 해외 지도자 연수를 마친 뒤 5월에 예정된 실업연맹전에서 ‘화려한 복귀’를 한다는 당찬 계획을 세웠다.
김감독은 미국에서 유학중인 경기대 이종경교수의 도움을 받아 우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3주간의 배구 지도자스쿨에서 공부할 예정. 그 다음에는 배구의 본고장 이탈리아로 건너가 두 달여 동안 본격적인 배구 수업을 받을 계획이다. 아직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왕년의 ‘컴퓨터 세터’ 김호철감독이 이끄는 라벤나 팀을 따라다니며 선진 배구의 진면목을 배운다는 각오. 김호철감독과 같은 팀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다 귀국해 국내에 머물고 있는 전 국가대표선수 양진웅씨와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인 유학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 김감독은 “삼성화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드래프트에 불참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드래프트와 상관없이 봄에 열리는 실업연맹전에는 LG화재팀을 이끌고 출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