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내년 초 퇴임 후 하원의원에 출마하는 문제를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고 3일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클린턴이 이날 N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의 6대 대통령을 지낸 뒤 하원의원을 역임했던 존 퀸시 애덤스의 퇴임후 생활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클린턴은 “인생에서 전직 대통령만큼 서러운 게 없다고 말한 애덤스는 퇴임후 하원의원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보냈다”면서 “애덤스는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 중 내가 영웅처럼 받드는 한 사람”이라고 그를 높이 평가했다. 클린턴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퇴임후 고향 아칸소주에서 하원의원에 출마할 의사를 강력히 시사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클린턴의 퇴임 후 나이는 54세. 한창 일할 나이다. 클린턴은 유난히 활동적인 사람이어서 퇴임후 지미 카터, 조지 부시 전 대통령처럼 조용히 지내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클린턴의 하원의원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워싱턴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부인 힐러리가 현직 대통령 부인으로는 사상 최초로 뉴욕주 상원의원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클린턴이 하원의원에 출마하면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각각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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