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5일 이산가족문제와 관련해 “올해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많은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이산가족들이 많이 만나고 비공식 접촉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지시하고 “남북교류를 크게 늘리고 경제와 문화 스포츠 종교 등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북한에 다녀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올해를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과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안정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히고 이를 위한 안보정책의 세가지 기본방향으로 △확고한 안보태세 유지 △남북경제공동체 건설 △한반도 냉전종식을 위한 외교강화를 제시했다.
김대통령은 “3일 신년사에서 제안한 ‘남북경제공동체 구성을 위한 남북 국책연구기관간 협의’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면서 “민간차원의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촉진하고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조건 없는 남북 당국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통일은 지금 시점에서 가능하지도 않고 양쪽에 득이 되지도 않는다”면서 “지금 당장은 동족끼리 전쟁을 하지 않고 북한의 가난과 궁핍을 해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남북협력이 잘 진전되고 화해가 충분히 이뤄진 후 통일이 돼야 여러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 아래 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국민적 합의와 지지를 확보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박재규(朴在圭)통일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과 임동원(林東源)국가정보원장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 황원탁(黃源卓)외교안보수석비서관 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비서관 조영길(曺永吉)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