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이탈리아가 4일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람베르토 디니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본부 로마)에 상주하는 김형림 북한대표는 이날 로마에서 수교합의서를 교환했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중국 베이징 (北京)주재 대사가 북한대사를 겸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림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FAO상주대표부를 대사관으로 격상시키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북한은 세계 135개국과 국교를 맺었다. 이탈리아는 서방선진 7개국(G7)중에서 처음으로, 유럽연합(EU)회원국 중에서 스웨덴 핀란드 포르투갈 덴마크 오스트리아에 이어 여섯번째로 북한과 수교했다.
북한은 77년 7월 이탈리아와 무역대표부 상호 설치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에 수교함으로써 유럽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백남순 북한외무상과 디니장관은 지난해 9월말 제54차 유엔총회 기간 중에 가진 회담에서 양국 수교원칙에 합의했었다.
한편 미국 국무부 제임스 루빈 대변인은 이탈리아가 북한과 수교한 것은 이탈리아 정부의 결정사항이라며 “미국은 이 수교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루빈 대변인은 이탈리아 이외에 다른 나라들도 북한과 수교할 움직임을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