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준일이가 접시 바다에 놀러왔어요. 이제부터 그물로 멸치를 잡는 거야. 이 멸치는 우리 막내가 제일 좋아하는 준일이 멸치,이건 엄마 멸치….”
아이는 엄마와의 이야기가 재미있어 평소에 안먹던 멸치까지도 덩달아 재미로 먹게 됐고 같은 음식이라도 더 맛깔스럽게, 조금은 다른 분위기로 연출하던 엄마는 국내 최초의 요리코디네이터가 된다.
이 코디네이터 조은정씨(47·식공간연구소 소장)가 자신의 삶과 요리코디의 비법을 담은 ‘행복을 차려주는 여자’(명진출판)를 펴냈다.
조씨는 “똑같은 밥과 반찬에 짜증내는 가족들이나, 정성을 다해 차렸는데도 맛있게 먹어주지 않는다고 속상해하는 주부의 문제는 단지 요리를 잘한다고 풀릴 문제는 아니다”며 “더 맛있게, 식탁에 멋을 주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씨가 제안하는 ‘오늘 저녁 당장 해 볼 수 있는 코디 몇가지’.
▽ 밥공기에서 탈출한 밥 = 사각접시 나무그릇 바구니 유리그릇도 밥공기가 된다.나뭇잎을 깨끗이 씻어 그 위에 먹을 만큼의 밥만 담는다.
▽ 커피잔에 담긴 국 = 대부분 아이들은 국을 싫어한다. 예쁜 머그잔이나 어른들의 커피잔에 담아주고 마시도록 하면 신기해서 잘 먹는다.
▽ 밑반찬 삼총사 = 한끼 먹을 만큼만 덜어 하나의 접시에 담는다. 깻잎 3장을 각각 깔때기 모양으로 말아 이쑤시개 반쪽으로 고정시킨 뒤 그 안에 밑반찬을 담는다.
▽ 배추김치의 자존심 = 포기김치를 깔끔하게 썬 뒤 접시위에 잎사귀를 깔고 세운다.실파도 송송 썰고 통깨도 살살 뿌리고.
▽ 나 홀로 찌개 = 1인분씩 작은 옹기에 담아 내면 정갈하고 위생적. 식탁 위에 찌개 국물이 떨어져 테이블보를 더럽히는 일도 줄어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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