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1913∼1974)의 ‘산월’과 유영국(1916∼)의 ‘산’을 함께 걸어놓았을 때 어떤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까.
김환기는 산 백자 항아리 달 매화 등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것들을 소재로 했다. 산과 달을 통해 김환기는 한국인들의 영원관념을 표현했다. 김환기의 화면은 단순하고 절제된 표현을 통해 점차 추상적인 경향으로 나아갔다.
그는 한국적인 정서를 현대적인 조형감각으로 표현했다고 평가된다. ‘산월’은 산 위에 떠 있는 둥근 달을 여러 개 그린 작품이다.
유영국은 화면의 분할과 공간배치에 대한 관심을 일관되게 표현 해 온 작가. 그는 화면의 다양한 분할을 통해 개성적인 조형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여기에 강렬한 색채가 가미되었다. 그의 화면은 선과 면 색채의 강렬한 대비와 균형이 어우러진다는 평을 듣는다.
‘산’은 삼각형 형태로 단순화한 산을 중심으로 하늘의 푸른 색과 산의 초록색이 대비를 이루고 있다.
두 작가는 화면에 단순한 형태를 그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강렬한 색감이 작품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비슷하다. 산을 주로 그렸다는 점도 그렇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와 느낌에서 두 작가는 완연히 다르다. 표현양식과 소재가 비슷하다 해도 분명히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추구하는 작가들에게 공통점을 찾아내기란 어렵다.
12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노화랑에서 열리는 ‘미와 질서’전은 작가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으려 한다. ‘미와 질서’전은 작가들의 ‘창작의지’에서 공통점을 찾는다.
작가들은 세상에 아름다움을 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조화와 균형 비례를 추구하는 미술은 이를 통해 세상의 질서와 조화를 구축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가들의 예술의지를 다양한 작품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김환기 유영국 외에도 이중섭의 ‘고기와 아이들’, 박수근의 ‘맷돌질 하는 여인’ 등과 오지호 도상봉 이상범 변관식 장욱진의 작품이 전시된다. 서세옥 김흥수 박서보 이우환 백남준 등 현재 활동 중인 원로 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02-732-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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