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첫 국제 자동차박람회인 ‘2000년 북미 국제모터쇼(이하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9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23일까지 보름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세계 40여개 완성차 회사들이 700여대의 신차를 출품했다.
이번 모터쇼의 가장 큰 특징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레저용 차량의 일종)의 강세. 제너럴모터스(GM)는 레저용 차량(RV)과 소형트럭을 절묘하게 접목시킨 ‘시보레 아발란치’를 선보였고 포드는 도심 주차가 편리하고 캠핑 등에 적합한 소형 SUV ‘에스케이프’를 내세워 젊은 층을 공략할 계획. 현대자동차도 자사 최초의 SUV ‘산타페’를 공개했다.
환경친화형 컨셉트카 개발경쟁도 이번 모터쇼에서 중간성적표를 받게 될 전망. GM과 포드는 지금까지 개발된 미국 자동차 중 최대 연비를 자랑하는 컨셉트카를 공개한다. GM의 ‘프리셉트’와 포드의 ‘P2000’이 그 주인공. 디젤엔진과 전기를 이용해 1ℓ로 30∼34㎞를 달리는 하이브리드(기름과 전기를 같이 이용하는 차) 차량으로 차체를 날렵하게 설계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했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모이는 또 다른 관심사는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 중인 인수합병(M&A) 및 전략적 제휴 움직임. 대우자동차를 놓고 세계 1,2위 자리를 다투는 GM과 포드간의 인수전쟁에 불이 붙으면서 두 회사에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M 포드 등의 간부들이 벌써부터 언론 인터뷰를 자청하며 서로 유리한 입지확보에 나섰다. 삼성자동차에 관심을 갖고 있는 르노측도 이번 모터쇼를 통해 입장을 어느 정도 표면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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