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의 ‘검은 영웅’으로 불리는 배우 덴젤 워싱턴이 공개 석상에서 미국 사회의 심각한 흑백 인종차별을 지적하고 나섰다.
워싱턴은 9일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나는 검은 피부 색깔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항상 인종차별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가지 예를 들었다. “흑인이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 백인 여자가 타면 항상 흑인의 뒤에 선다. 백인 여자들은 흑인이 뒤에 서 있으면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워싱턴은 25년 전 어머니의 미용실에서 한 노파가 다가와 “너는 예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소개했다.
1954년 뉴욕주 마운트 버넌에서 태어난 워싱턴은 포드햄대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아메리칸 컨서버토리 시어터에서 연기실력을 다진 연기파.
1990년 영화 ‘글로리’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이어 ‘말콤 X’(1992년) ‘필라델피아’(1993년) ‘크림슨 타이드’(1994년) 등에서 탄탄대로를 달리며 흑인배우의 자존심으로 떠올랐다.
영화 속에서 흑인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워싱턴은 백인 여배우와 러브신을 안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작년말 개봉된 영화 ‘본 콜렉터’에서 전신마비의 형사로 출연해 섬세한 표정 연기를 보여준 그는 최근 개봉된 ‘허리케인’에서 살인누명을 쓴 전직 복서로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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