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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세계선수권 연속 제패 안톤 '광화문 출사표'

입력 | 2000-01-10 20:31:00


마라톤 풀코스 첫번째 도전에서 우승, 풀코스 완주 7차례 가운데 5번 우승,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 뒤늦게 기량이 활짝 피어 화려한 마라톤 인생을 살고 있는 스페인의 ‘마라톤 영웅’ 아벨 안톤(38).

그가 3월19일 10시 서울의 도심 한복판 광화문에서 막을 올리는 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새천년을 활짝 연다.

올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안톤은 그 전초전격인 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서 올해 첫 우승을 따내 상승세를 올림픽까지 이어간다는 ‘야심찬 구상’을 짜놨다. 그는 이번대회 참가를 위해 최근 2년간 연속참가했던 런던마라톤 출전마저 포기했을 정도.

안톤은 “올해는 시드니올림픽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시즌 첫 레이스를 동아서울국제마라톤으로 잡은 것은 런던마라톤보다 한달 앞서 열리는 이 대회가 올림픽 준비에는 최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아마라톤에서 컨디션을 점검한 뒤 올림픽이 열리는 9월까지 대회출전없이 훈련에만 전념한다는 계획.

안톤은 97년 경주에서 열린 동아국제마라톤에서 눈보라 속을 2시간12분37초로 우승, 마라토너로서 본격적인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94년 헬싱키 유럽선수권대회 1만m 우승자인 그는 원래 장거리선수였으나 96년부터 마라톤으로 전향했다. 하지만 종목을 바꾼 뒤부터 ‘마라톤 초보자’라곤 믿기지 않는 연승행진이 이어졌다.

첫 풀코스에 도전한 96년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09분15초로 우승한 것을 비롯, 97년 동아마라톤과 아테네 세계선수권까지 3개 출전대회를 연속 휩쓸어 세계마라톤계를 경악시켰다. 최고기록은 98년 런던마라톤에서 수립한 2시간07분57초.

장거리선수출신답게 스피드도 물론 뛰어나지만 지구력까지 겸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97년과 99년 세계선수권 당시 모두 30도에 가까운 무더위 속에서 지구력을 발판으로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때문에 언덕이 많고 무더위가 예상되는 시드니올림픽마라톤에서도 우승후보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두 아이의 아빠인 안톤은 스페인 최초의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92바르셀로나 올림픽 1500m)인 퍼민 카초와 마찬가지로 마드리드 북동쪽의 소도시 소리아출신으로 둘은 같은 코치 밑에서 수업을 받은 친구사이.

안톤의 꿈은 시드니올림픽에서 우승해 카초를 제치고 스페인의 최고 육상스타로 후세에 남는 것이다.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