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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때리고 선생님은 방관" 고교생 대검 홈페이지에 호소

입력 | 2000-01-11 20:06:00


“기합을 준다며 엎드려 뻗쳐를 시키고 뺨을 때렸습니다. 선생님은 이를 보고도 아무말 없이 그냥 가버렸습니다. 학교 다니기가 너무 싫습니다.”

최근 광주의 한 실업계 고교생이 대검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설된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 사이트에 올린 글이다.

고교 1학년인 A군은 ‘학교폭력’이란 제목의 이 글에서 그동안 자신이 겪은 학교폭력의 실상을 고발했다.

“얼마전 한 친구는 같은 반 B에게 5000원을 빼앗겼습니다. B는 ‘우리반 친구들의 주머니를 다 뒤졌다’고 자랑하고 다닙니다.” A군은 또 “어떤 친구는 걸핏하면 ‘죽고싶냐’고 협박하고 과자를 사오라고 시킨다. 눈에 거슬리면 무조건 주먹을 휘두른다”고 털어놨다.

A군의 글에는 학교폭력을 방관하는 교사에 대한 원망도 담겨 있다.

“어떤 친구는 선생님이 있어도 무릎 꿇고 손들고 있으라고 합니다. 선생님은 이를 보고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칩니다.”

A군은 “폭력학생들을 두 번 다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들을 꼭 처벌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광주 남부경찰서는 대검의 지시에 따라 A군이 거론한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모두 형사처벌키로 했다.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