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해외 명광고]美 콘돔광고/"공격적인 남자를 위해…"

입력 | 2000-01-12 00:42:00


국내에는 아직 콘돔 광고가 등장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일반적인 광고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만약 국내에도 콘돔 광고를 하게 된다면 어떤 사진이나 카피가 등장할까. ‘AIDS 예방엔 콘돔이 최고’ ‘쇠가죽처럼 질겨요’ 같은 카피는 나오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성(性)에 관한 이야기는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사회 분위기 때문.

성이 개방된 사회 미국에서도 ‘콘돔’ 제품 광고에 한해서는 한국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왔다. 사랑하는 남녀가 벗어놓았음직한 신발이나 옷을 보여주면서 ‘사랑할땐…’이라는 카피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한 콘돔 광고는 이같은 ‘상식’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콘돔 사진을 직접 사용하는 과감성을 보였다. 그냥 콘돔도 아니다. 콘돔 속에 감싸진 부분을 황소 모양으로 처리하는 ‘노골적인’ 방식을 택했다.

카피도 직설적이다 못해 공격적이다. ‘초강력 콘돔(Extra strength condom)’ ‘좀더 공격적인 남자를 위해(For the more aggressive man)’. 황소 모양과 직설적인 카피를 통해 ‘공격적인 남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는 제품’이라는 메시지를 조금도 거르지 않고 스스럼없이 전달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의 ‘파괴력’은 은유적인 광고보다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어설프게 ‘노출’하면 천박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 광고는 숨김없이 ‘벗어제침으로써’ 오히려 당당한 느낌을 준다”고 평가한다. 과연 소비자들은 어떤 광고의 제품을 택할까. ‘사랑할땐…’을 택할까 아니면 ‘공격적인 남자를 위해’를 택할까.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