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인터넷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과 미국 최대의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의 합병방침은 정보화 시대의 두 주력산업인 인터넷과 미디어 업계의 지각변동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떤 인터넷 업체나 미디어 업체도 혼자서는 AOL 타임워너에 맞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일 미국 월가에서는 또 다른 대규모 합병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에 때를 맞추어 일간지와 월스트리트저널과 CNN방송 등은 인터넷과 미디어 업계의 재편 전망을 보도했다. 이를 요약해 소개한다.
▽야후〓월가의 인수합병(M&A)전문가들은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인 야후를 가장 주목한다.야후는 그동안 대부분의 콘텐츠를 외부에서 조달해왔다. 그 덕분에 비용을 절감했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신속히 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야후는 혼자서 AOL 타임워너에 맞서기 힘들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야후가 월트디즈니 바이아콤 등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야후는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월트디즈니를 인수할 가능성이 더 높은 편이다. 케이블망을 확보하고 있는 AT&T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제휴도 예상된다. 야후는 자체적인 망이 없다.
▽AT&T〓미디어원을 인수해 25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미국 최대 케이블업체 AT&T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동안 AT&T는 자체 케이블망을 확보하지 못한 AOL을 쉽게 제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AOL이 1300만명의 케이블TV가입자를 보유한 타임워너를 인수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게다가 AOL 타임워너는 풍부한 콘텐츠까지 확보하고 있다. AT&T가 현재 AOL 타임워너보다 유리한 부분은 엄청나게 많은 가입자수. AT&T는 2500만명의 케이블TV가입자 이외에 6300만명의 장거리 전화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AOL 타임워너를 압도하는 케이블망과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AT&T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인터넷과 미디어업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AT&T가 야후와 제휴하고 뉴스코퍼레이션 월트디즈니 바이아콤 중 한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MS는 얼마전부터 AOL을 가장 무서운 상대로 간주해왔다. MS는 향후 정보통신산업의 패권이 소프트웨어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인터넷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시장에서 MS와 AOL 타임워너의 격돌이 불가피하다. MS는 이에 따라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월트디즈니 소니 야후와 인수 또는 제휴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월트디즈니〓월가 전문가들은 방송(ABC방송) 영화 음악 등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월트디즈니를 인수하는 업체가 인터넷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트디즈니가 비록 종합 미디어 연예 업체로 명성을 날리고 있지만 주가총액과 자금동원력에서 야후 MS AT&T 등에 현저히 뒤져 인수합병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소니는 영화와 음악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터넷 기반은 취약하다. 따라서 소니의 콘텐츠를 노리는 MS나 야후 등과의 제휴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바이아콤〓MTV와 CBS방송을 갖고 있는 바이아콤은 음악 영상물 등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을 뿐 인터넷 부문에서는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섬너 레드스톤 바이아콤 회장이 경영권만 보장받는다면 인터넷 업체와의 인수합병을 피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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