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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올림픽대표팀 조세권 "막을땐 철벽 끊을땐 칼"

입력 | 2000-01-12 19:02:00


“부상과 수비불안이란 단어를 제 사전에서 지우겠습니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간판 수비수 조세권(22·고려대)이 긴 부상의 터널을 지나 재치있는 몸놀림으로 그라운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아직 완전한 몸상태는 아니지만 현재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4개국친선축구대회에서 고비마다 든든한 플레이로 팀의 최후방을 책임지고 있는 것.

허정무 한국대표팀 감독이 그에게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출국전 “세권이가 회복돼 다행”이라던 그는 9일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후반 22분 선취골을 넣자마자 취약점을 보이던 오른쪽 수비라인에 그를 투입했다.

한골차 리드를 확실히 지키기 위해서는 1m83, 76kg의 단단한 체격을 바탕으로 탁월한 대인마크 능력과 개인기를 갖춘 ‘지킴이’가 필요했던 것. 이에 조세권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활약으로 상대의 주 공격루트를 차단해냈다.

조세권은 96아시아청소년대회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97세계청소년대회 98방콕아시아경기대회 99던힐컵을 거치면서 대표팀의 간판 수비수로 자리를 굳혔으나 지난해 2월 이장수감독이 지휘하는 중국 중칭 룽신팀과의 연습경기때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하며 이후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독일에서 가진 6개월간의 재활훈련 끝에 몸이 회복됐으나 이내 8월 대학선수권대회때 코뼈가 부러지고 말았다. 9월 일본과의 평가전 때 그가 진통제를 맞고 출전했던 것은 유명한 얘기. 조세권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이 대표팀을 떠나 있는 동안 빈자리를 메운 청소년대표 출신 박동혁(21)과 선의의 라이벌 경쟁을 벌여야 한다.

“동혁이는 대학 1년 후배인데다 마음도 잘 통해요. 함께 굳건한 수비 라인을 구축해 팬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어요. 사실 지금까지 수비 불안이 지적될 때마다 너무 괴로웠거든요.”

조세권은 “숙원인 올림픽 본선 8강 진출의 꿈을 꼭 이루도록 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