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번 열린 골문은 닫힐 줄을 몰랐다.
12일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4개국친선축구대회 두 번째 경기.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이동국 설기현 최철우의 릴레이골에 힘입어 96애틀랜타올림픽축구 우승팀 나이지리아를 3-0으로 완파했다.
‘아프리카의 검은 표범’ 나이지리아는 발빠른 측면 돌파와 개인기로 몇차례 반전을 시도했으나 슛다운 슛 한번 쏘지 못한채 주저앉았다.
이날 승부의 초대 하이라이트는 후반 15분 터진 이동국의 선취골.박지성이 하프라인 부근 왼쪽에서 찔러준 볼을 이동국이 상대 페널티지역내 왼쪽 엔드라인까지 돌파해 날린 회심의 왼발슛이 골키퍼를 따돌리며 오른쪽 골네트를 출렁였다.
이전까지 몇차례의 결정적인 골찬스를 무산시키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던 한국은 단숨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8분후에는 줄기찬 측면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던 설기현이 박진섭의 오른쪽 센터링을 상대 골지역 중앙에서 솟구치며 머리로 추가골을 터뜨렸고 종료 3분전 이관우가 상대 진영 중간에서 내준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후반 교체투입됐던 최철우가 세 번째 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 전반 이동국 원톱에 설기현 나희근 김도균 박지성을 미드필더로 앞세워 완벽한 주도권을 잡고도 9일 이집트전때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골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특히 상대가 국제경기 경험이 거의 없는 약체팀이었는데도 득점기회를 번번이 놓친 것을 교훈삼아 공격의 조직력을 시급히 보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 전반 8분 설기현의 센터링을 이동국이 간발의 차로 놓쳤고 11분에는 설기현의 슛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20분에는 설기현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뛰어 나오는 골키퍼를 피해 완벽한 슛을 날렸으나 상대 수비의 발에 걸렸다.
한국은 15일 오후 6시45분 홈팀 호주와 마지막 경기를 가진 뒤 17일 뉴질랜드로 이동한다.
bae2150@donga.com
▼"플레이 내용 만족 못한다"▼
▽한국팀 허정무감독의 말=상대 양쪽 빠른 날개를 적절히 차단한 것이 주효했다.그러나 첫 골이 터질때까지의 플레이 내용엔 만족하지 않는다.
이동국과 함께 설기현 최철우가 모두 골을 넣었는데 상대팀에 따라 공격수의 기용폭이 커졌다는 점에서 기쁘다.이동국은 그간 부진했는데 빨리 제 컨디션을 찾기 바란다.
수비는 몸상태가 완전치 못한 조세권과 남기성 대신 발빠른 심재원을 기용했는데 상대의 스피드를 제압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