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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이래서 강하다]사내 교육훈련

입력 | 2000-01-13 19:11:00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미국 근로자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기업들의 다운사이징이 끝난 뒤 미국 산업계가 얻은 교훈은 다운사이징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콜로라도대 웨인 카시오 교수팀의 1995년 조사에서는 다운사이징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치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생산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다운사이징을 많이 한 기업은 그렇게 하지 않은 기업보다 경기가 호전됐을 때의 매출신장률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운사이징이 장기적인 회사발전에 해롭다는 것이 카시오 교수팀의 결론이었다. 카시오교수는 특히 해고되지 않고 남은 ‘생존자(Survivor)’들에게 직업성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직장에 대한 열의가 급속도로 식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다운사이징 이후 미국 기업들은 ‘책임있는 구조조정(Responsible Restructuring)’으로 관심을 돌렸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수직적 조직구조를 대폭 단순화하고 기술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작업장의 개량과 근로자들의 전직을 시시각각 단행하면서도 대량해고는 피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강조되는 것이 기존 근로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만드는 최우량기업 인텔이 종업원 교육의 선구자다. 인텔은 집단해고와 신규채용의 필요성을 늘 안고 있다. 회사에서 만드는 첨단제품들의 기술수명이 평균 2.5년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인텔은 사원들에게 능력평가와 교육기회, 회사내 다른 직업에 관한 구직정보를 제공하면서 집단해고를 피한다. 이를 위해 사원능력개발 센터를 5곳이나 운영하고 있다.

인텔에서는 낡은 기술을 보유한 근로자가 어느날 고부가가치를 지닌 기술팀에 배속되거나 지점의 영업사원이 본사의 홍보팀에 배치돼도 놀랄 만한 일이 못된다. 인텔은 사원 1명당 재배치에 필요한 경비로 유례없이 많은 8000달러 이상을 쓰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91년부터 94년까지 재배치 사유가 발생한 3409명의 근로자 중 90%를 회사내에 재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증권회사 찰스 슈와브나 가구회사 밀러 SQA, 보험회사 USAA 같은 회사들은 사원교육을 위해 아예 ‘사내 대학’을 설치했다. 찰스 슈와브는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슈와브대학을 두고 금융 정보기술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같은 과목들을 가르친다. 미국 전역의 지점들에는 지역별 서비스센터의 교실이나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강의하거나 CD롬 교육보조재를 배포한다. 98년 현재 직원의 65%가 슈와브 대학에서 한 과목이상을 이수했다.

USAA는 사내 대학에 60개의 교실을 두고 광범한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심지어 직원들이 일반 대학에 진학하면 등록금까지 대준다. 이 회사의 대학담당 매니저 캐런 올프숄은 “금융서비스 제공자인 우리 경쟁력의 결정적 요인은 직원들이기 때문에 이렇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가 기업들의 사원교육훈련에 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95년5월에서 10월까지 6개월동안 미국 기업들은 무려 370억달러를 근로자 훈련비로 지출했다. 직원 50인 이상의 사업체는 근로자 1명당 44.5시간의 교육훈련 기회를 주었다. 미국기업은 종업원을 마음대로 자르기 때문에 강하다는 식의 설명은 현실의 일면을 과장한 데 불과하다.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