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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통화정책]물가상승 압력클땐 단기금리 인상방침

입력 | 2000-01-13 19:11:00


한국은행은 올해 통화량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여유있게 공급하되 4월 총선을 전후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경우 단기금리 인상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또 금리수준에 대한 중앙은행의 의도가 금융시장에 적절히 전파될 수 있도록 미국 등에서 시행중인 재할인제도를 본떠 시중은행에 대한 유동성조절 대출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목표인 2.5±1%와 경제성장률 전망치 7.2% 등을 토대로 13일 이같은 내용의 2000년 통화신용정책 운영계획을 확정했다.

한은은 작년 8%였던 총유동성(M₃) 증가율을 올해는 7∼10%로 설정했다. 올해 총유동성이 7% 증가하면 평잔 기준으로 58조5000억원, 10% 증가하면 83조6000억원이 추가로 공급되는 셈. 작년에는 84조9000억원이 늘었다.

전철환(全哲煥) 한은총재는 “올해 통화량이 이 정도 증가하면 우리경제의 내실있는 성장을 뒷받침하면서 물가안정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시중 자금사정이 경색되는 사태는 올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통화량보다 금리를 중시하는 통화정책을 계속 펴나가는 한편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현재 5.5%포인트 이상 벌어져있는 장단기 금리차를 좁히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방침이다.

박철(朴哲) 부총재보는 “새해들어 3년만기 회사채 등 장기금리가 치솟은 것은 작년까지 억눌려 있던 지표금리가 현실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적정치에 거의 근접했기 때문에채권거래가 다시 활성화되면 장기금리도 조만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동성조절 대출은 한은이 시중은행에 만기 3개월가량의 단기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제도로 금융통화위원회가 대출한도와 금리를 3개월 단위로 결정하는 과정을 통해 시중 통화량을 흡수 또는 방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