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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포커스]국내도 '異種짝짓기' 열풍

입력 | 2000-01-13 19:56:00


아날로그 경제에서 본격적인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알리는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가 정보통신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구촌에 합병 바람

▽인터넷기업과의 제휴는 세계적 추세〓세계 최대의 인터넷통신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과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의 합병을 비롯해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 포드는 야후의 인터넷망을 활용하기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통신업체 보다폰과 미국의 에어터치가 1410억달러의 초대형 ‘빅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전세계 M&A 규모는 98년(2조5000억달러)보다 40%이상 늘어난 3조1000억 달러. 일본만해도 지난해 M&A는 1160건으로 98년보다 25% 늘어났다.

▽국내업계도 활발〓인터넷기업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에서는 아직 미국이나 유럽에서와 같은 거대한 M&A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종(異種)기업간 전략적 제휴는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전략적 제휴는 크게 △초고속통신과 미디어의 결합 △통신업체와 인터넷 콘텐츠업계의 결합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결합 △소규모 인터넷관련 벤처기업들의 결합 등으로 나누어진다.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초고속통신망 업체 3인방은 지난해 말 각각 KBS SBS MBC와 콘텐츠 제공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으며 드림라인도 최근 소프트웨어업체인 한글과컴퓨터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공동 브랜드도 선봬

한국통신프리텔(016)은 지난해 말 마이크로소프트 및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과 동맹 관계를 수립했으며 한솔M.com도 이에 뒤질세라 최근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대대적인 신문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소규모 인터넷기업인 미래산업 사이버테크 텔슨전자 등은 멀티미디어 이동전화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팍스넷과 드림위즈는 공동으로 증권정보 제공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22개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공동으로 만든 ‘아이파트너십’이란 브랜드도 탄생했으며 마이비즈 인티즌 시작컴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연합 사이트도 출현했다.

전경련은 올해 한국기업의 새로운 경영패턴으로 벤처기업의 기술과 대기업의 자본, 생산기반 및 기술평가 능력을 결합해 신규사업을 개척해야 하며 기업이 자력(自力)주의에서 벗어나 제휴와 M&A를 통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드림라인 박원연(朴元淵)상무는 “이제 기업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인터넷이 지배하는 디지털경제에서는 비교 우위를 가진 기업들끼리 서로 뭉쳐 특장(特長)을 살리는 M&A만이 유일한 생존 해법”이라고 말했다.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