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시절 활약상과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별개인가.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승부사’ 필 잭슨감독(55).
90년대 공포의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앞세워 시카고 불스를 6번이나 챔피언자리에 올려놓은 명장. 그가 두시즌 동안 쉬다 LA 레이커스에 복귀한 올시즌에 팀을 16연승으로 이끌어 역시 명장이란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잭슨감독은 선수시절엔 무명의 설움을 톡톡히 맛봤다.
67년 뉴욕 닉스에 2라운드에 지명돼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78년 뉴저지로 트레이드된 뒤 두차례나 웨이버 공시를 받는 등 경기당 평균득점 6.7점에 어시스트 1.1개의 그렇고 그런 선수.
그러나 80년 선수은퇴 후 82년부터 NBA의 2부리그격인 CBA리그 앨버니 코치를 5년 동안 지내면서 그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코치시절 하루에 5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 적이 없을 정도로 노력한 결과 90년대 명장으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잭슨감독의 최대의 장점은 스타선수로부터 진심으로 존경을 받는다는 것. NBA 최대의 망나니 데니스 로드맨도 적어도 코트에서는 그에게 꼼짝 못했다. 마이클 조던이 지난해 은퇴하기 전에 잭슨감독과 함께라면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고 수차례 말한 것도 그 좋은 예.
13일 밀워키 브래들리센터에서 벌어진 LA 레이커스와 밀워키 벅스의 경기.
LA레이커스는 샤킬 오닐이 27득점, 코비 브라이언트가 22점, 글렌 라이스가 20점을 합작해 103-94로 승리를 거두고 16연승을 달렸다. 16연승은 팀이 매직 존스와 제임스 워디를 앞세워 90∼91시즌에 세웠던 연승기록과 타이.
이날 LA레이커스는 1쿼터에서 밀워키와 엎치락 뒤치락하며 26-26으로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2쿼터 1분7초만에 데릭 피셔의 점프슛으로 앞서나간 뒤 이후 단 한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완벽한 승리를 지켜냈다.
한편 토론토 랩터스는 빈스 카터가 30득점에 어시스트 9개를 찔러주는 활약에 힘입어 올랜도 매직을 108-102로 누르고 어렵게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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