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회를 맞은 이상문학상(문학사상사 주관)이 이인화의 ‘시인의 별’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소식이 알려진 11일, 문단과 출판계의 분위기는 축하와는 거리가 멀었다. 수상자 선정과정의 ‘의외성’때문.
수상작은 ‘채련기 주석(採蓮記 註釋)’이라는 제목으로 ‘문학사상’ 신년호에 실렸다. 1월호 수록 작품이 단 며칠만에 수상작으로 결정 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
문학사상사는 수상에 앞서 지난해 말 문학평론가 기자 등 관계인사에게 수상작 후보 추천을 의뢰했다. 의뢰서에는 “99년 겨울 (12월) 호까지 문예지에 실린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한다”는 조건이 명기돼 있었다.
한 출판 관계자는 “이상문학상의 후보추천 제도 자체가 형식적이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학사상사가 ‘귀사의 문예지에 실렸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으니 원고를 디스켓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해 작품을 보냈는데, 그 뒤에야 뒤늦게 후보작 추천을 의뢰하는 팩스를 받은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12일 기자에게 한 독자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의 제목이 왜 바뀌었는지 알고싶다. 작품의 주제에 부합되는 제목 보다는 상품성을 고려한 제목으로 바꾼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문학사상사의 황인석 잡지팀장은 “전년도 1월부터 12월까지 문예지 수록작품을 대상으로 선발한다는 규정은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는, 가변적인 것”이라며 “작품명이 독자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것 같다는 심사위원들의 조언에 작가가 동의, 작품 제목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이상문학상은 77년 작가 김승옥의 ‘서울의 달빛 0장’ 을 첫 수상작으로 배출한 뒤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의 하나로 자리잡아왔다. 수상작과 후보작, 기수상작가 우수작 등을 엮어 출간하는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은 매년 30만부 안팎을 발간하는 문단의 ‘고정 베스트셀러’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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