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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부인-아들 살해사건]독극물로 숨진뒤 불태워져

입력 | 2000-01-16 20:03:00


서울시립대 배모교수(36)의 부인과 아들 살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노원경찰서는 16일 이들이 독극물을 마시고 숨진 뒤 불에 태워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 두사람의 위점막과 식도 등에서 황산가루로 보이는 독극물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들이 황산 등 독극물이 든 음료수를 먹고 숨졌으며 그 뒤 시체가 불에 탄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지난해 12월31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배교수의 집에서 지독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났다는 이웃주민들의 진술에 따라 범인이 이들을 살해한 뒤 범행은폐를 위해 방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배교수가 일본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인 10일경 이미 대출한 4000만원 외에 15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은 점을 밝혀냈다.

경찰은 또 배교수에 이어 12일 출국해 현지에 함께 있다가 15일 귀국한 학생들로부터 “배교수가 10일 학생들에게1000만원씩 6000만원을 주면서 여행자수표로 환전해달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 배씨의 소재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배교수와 일본에 동행했던 대학원생 이모씨(32)는 경찰에서 “배교수가 13일 오전 묵고 있던 도쿄호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배교수는 사건발생일로 추정되는 지난해 말이나 연초에 해외로 나갔다가 5일 귀국한 뒤 11일 다시 출국했으며 15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16일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단 배교수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배교수의 소재파악에 주력하고 있으며 인터폴에 수사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경찰관계자는 “원한관계 또는 치정에 얽힌 살인사건일 가능성도 함께 수사중이지만 일단 배교수의 알리바이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