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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지하철2호선 전동차내. 벽면과 천장 등에 빽빽이 붙어 있는 51개의 광고중 30%가량인 15개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알리는 영문 문구의 광고였다.
지난해 가을만 해도 광고판의 40%이상을 차지했던 휴대전화 광고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인터넷 관련 광고 봇물▼
이처럼 지하철 전동차내 광고는 TV 광고보다도 더 빨리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다. 광고비가 TV나 신문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저렴해 사회의 변화에 민감한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광고를 많이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전동차 광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잡지 속옷 휴대전화 등의 광고는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인터넷광고에 선두 자리를 내주고 밀려났다.
특히 요즘 서울의 지하철 노선 중에서도 가장 광고 내용의 변화가 빠르고 광고주들에게 인기있는 노선은 2호선. 연세대 홍익대 한양대 건국대 등 대학가와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신촌점 등 쇼핑가 주변을 지나 구매력이 높고 유행에 민감한 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젊은 층이 이 노선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전동차 출입문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액자광고의 경우 광고대행사가 지하철공사에 내는 월광고비는 1개당 1만2000∼1만3000원. 벽면과 천장 사이에 옆으로 길게 늘어서는 모서리광고는 1개당 6000원이고 통로 천장에 걸려 있는 광고는 1개당 1만5000원이다.
서울의 지하철 이용객은 하루 평균 430만명, 게다가 전동차 내에선 시선을 둘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광고의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광고주들의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시장인 것.
하지만 다른 매체와 마찬가지로 지하철 광고판도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의 영향을 받았다. 97년 상반기 평균 75%였던 광고 게재율(광고가 게재되는 광고판의 비율)이 98년에는 30%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70%선을 회복했다.
▼젊은 층 많은 2호선 인기▼
지하철 승객은 연령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선정적이거나 과장된 내용의 광고가 게재될 경우 부정적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요즘도 자녀와 함께 지하철을 탔다가 반라의 모델들이 등장하는 속옷 광고를 보고 당혹스러워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서울지하철공사 김찬일(金燦日·43)광고과장은 “광고가 부족해 선정적인 광고를 추려내기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요즘은 일정한 기준을 벗어나는 선정적인 광고는 게재를 삼가고 있다”고 말했다.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