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이 되면 수십만명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자기 차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다. 자동차 제조회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운전자가 자동차에 정보고속도로에 접속하라고 명령을 내리면 자동차가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전자우편을 다운받은 뒤 자동차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통해 기계 목소리로 전자우편 내용을 읽어줄 것이라고 한다. 또 운전자의 명령에 따라 운동경기의 스코어를 불러주거나 최신 주식시세를 알려주거나 교통상황을 점검하고 방향을 일러주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마케팅 전문가들은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를 통해 컴퓨터에 명령을 내려 자동차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해도 과연 이러한 혁신이 정말로 필요한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1980년대 중반에 나온 크라이슬러 뉴요커는 운전자에게 “연료가 떨어졌습니다” “문이 열려 있습니다” “안전벨트를 매십시오”라고 말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자동차는 운전자들에게 잔소리꾼으로 인식되었다.
이런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 자동차 회사들은 단순히 컵을 꽂아둘 수 있는 장치 하나만으로 운전자들이 출근길에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동차는 출근길에 일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반박한다. 최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아메리카 국제 자동차 전람회에 참석한 포드 모터스의 잭 나세르 사장은 “앞으로 3년 안에 우리가 만드는 모든 자동차가 말하는 기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자동차 전람회에는 말하는 자동차가 많이 출품됐다.
제너럴모터스는 몇 달 후에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말하는 자동차를 처음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 말까지 승용차 트럭 승합차 등 말하는 자동차를 40만대 이상 생산할 예정이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내년까지는 말하는 자동차를 내놓으려고 서두르고 있다. 부품 공급업체인 델피 오토모티브는 벌써 7개 자동차회사로부터 25억달러 어치의 주문을 받아놓았다.
음성인식 기술은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면서 동시에 명령어를 자판으로 쳐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그러나 운전자가 자동차와 대화를 하느라 주의가 산만해져서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또한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가 이해할 수 있는 단어의 수가 제한되어 있고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접속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운전자가 사무실에서처럼 빠른 속도로 사무를 처리하기도 어렵다.
기술평가 및 시장조사 회사인 인비저니어링의 리처드 도허티 연구소장은 자동차의 음성인식 기능이 “아직 걸음마 단계라서 신기한 물건과 문명의 이기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지만 점점 문명의 이기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financial/sunday/011600cars-comput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