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배우자.”
한국기술투자(KTIC) 김흥준박사는 최근 자사 주최로 열린 ‘새천년 벤처교류회’ 행사에서 “인구 600만명도 되지 않는 소국 이스라엘이 지난해 11월까지 미국 나스닥에 89개의 벤처기업을 상장시킨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박사는 높은 교육열과 미래지향적인 정부정책, 미국사회의 유대인 네트워크 등을 이스라엘 벤처업계의 강점으로 꼽았다. 91년 단 1개였던 이스라엘의 벤처캐피털이 지난해 70개 이상으로 늘면서 20억달러 규모의 투자활동을 활발히 벌인 것도 성공 요인.
국내 벤처캐피털회사들도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해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해외투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IC는 지난해 교포기업인 실리콘이미지를 나스닥에 상장시켜 2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올린데 힘입어 올해 미국 현지에 3000만달러 규모의 ‘나스닥 전용펀드’를 설립한다.
이 펀드에는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미국 벤처자본이 공동으로 참여할 예정. 기술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재미동포나 유학생들을 발굴해 창업부터 나스닥 상장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KTIC는 또 3월까지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 국내 벤처기업과 해외 벤처기업의 사업연계와 기술교류 등을 지원한다.
88년부터 해외투자를 시작한 종합기술금융(KTB)도 올해 미국내 영업망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6월까지 실리콘밸리에 자본금 100만달러의 창업보육회사를 세워 국내 벤처기업의 미국 자회사 설립과 나스닥 상장, 첨단기술의 국내 도입 등을 지원할 예정.
또 기존 펀드의 미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을 늘리고 현지 벤처캐피털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의 벤처투자사업부인 골든게이트도 올해 상반기에 실리콘밸리 현지사무소를 설치, 해외 벤처투자활동을 벌일 예정. 골든게이트는 종합상사의 노하우를 살려 현지 벤처기업의 마케팅 인력조달 경영전략수립 등 전방위적인 지원활동을 펼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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