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앙숙이던 그리스와 터키가 정부차원의 화해에 나섰다.
요르고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외무장관은 1962년 이후 외무장관으로서는 38년만에 처음으로 4일간의 공식방문을 위해 19일 앙카라에 도착했다. 다음달에는 이스마일 젬 터키 외무장관이 그리스를 방문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양국간 화해 움직임은 지난해 터키(8, 11월)와 그리스(9월)가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보았을 때 양국이 서로 부상자 구조와 피해복구를 도운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그리스는 터키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데 반대하지 않았다.
파판드레우 장관은 도착 성명에서 “평화공존을 바라는 양국 국민의 여망에 부응해 양국은 공동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관계는 1974년 터키가 지중해상의 키프로스섬에 군대를 파견해 북부 일부를 장악하면서 악화됐다. 현재 키프로스는 북부 터키와 남부 그리스 관할지역으로 양분되어 있다. 양국은 또 1996년 에게해 일부 섬의 관할권을 놓고 전쟁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미국의 중재로 겨우 전쟁을 피했다. 파판드레우 장관은 술레이만 데미렐 대통령 등 터키 지도자들을 만나고 환경 관광 투자보호 대(對) 테러활동 등 4개 협력조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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