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메이커 톱랭킹에 도전하겠습니다.”
지난해 e머신즈로 미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코리아데이타시스템즈(KDS)의 고대수(高大守)사장이 금년에는 노트북PC ‘e-Slate’로 세계시장에 도전한다.
KDS는 작년말 미국 PC판매회사 ‘맥포터블’을 인수, ‘KDS컴퓨터’로 사명을 바꾼 뒤 대미 시장공략에 나서 불과 2개월만에 1만5천대의 수출을 성사시켰다. 일반고객 보다는 기업고객을 주로 공략한 결과. 다음달에는 4만대가 예약됐고 연말까지는 40만대 수출도 무난할 전망이다. 이 경우 KDS의 올해 노트북PC 수출물량은 국내 전업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까다로운 일본시장 진출도 현지법인 ‘소텍’을 통해 강화하고 있다. 이달 중순 일본 애플컴퓨터사가 KDS를 상대로 제기했던 특허침해 소송을 취하하면서 대일 수출도 활기를 띄고 있다.
국내 PC업계는 그동안 노트북PC 수출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였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노트북PC 수출실적은 97년 1억6천만달러, 99년 2억1천만달러(추정)에 그쳤다. 고사장은 “경쟁상대인 미국 대기업들이 대만을 주문자상표부착 생산(OEM)기지로 활용, 원가절감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작년말 대만기업과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KDS는 군산공장에서 월 2만∼3만대를 일정하게 생산하고 수요가 초과될 경우는 대만에 OEM생산을 맡긴다는 내용이다. 대만의 가격경쟁력을 십분 활용하면서 KDS의 시설투자 부담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향후 PC시장은 브랜드 가치가 좌우할 것입니다. 자동차기업처럼 PC업체도 전세계에서 5개 이내만 생존할지 모릅니다. 따라서 우리도 서둘러 세계 정상급 PC브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고사장은 “아메이칸온라인(AOL)과 전략제휴해 현재 월 50만대 이상의 e머신즈(데스크탑PC)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이 여세를 몰아 KDS를 세계적 PC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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