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시민과 노조원 정치인 등 110여만명은 23일 시내에서 최근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이 갑자기 테러활동을 다시 시작한 데 대해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시가 행진을 벌였다. AFP통신은 이날 집회와 시가 행진은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가 이끌었으며 펠리페 곤살레스 전 총리 등 전현직 각료들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대는 마드리드 중심가의 대로 2㎞ 가량을 가득 메운 채 ‘우리는 평화와 자유를 바란다’ ‘테러 즉각 중지’ 등이 쓰인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인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가 최근 다시 테러를 시작한 것을 규탄했다.
ETA는 지난해 12월3일 14개월 동안의 휴전을 일방적으로 깨고 테러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지난 22일에는 스페인 북부 헤트소 지방에서 사회당 소속 바스크족 출신 시의원의 아파트에 화염병을 던져 큰불을 냈고 21일에는 마드리드 도심에서 ETA 요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군 장교 한 명이 숨지고 10대 소녀 한 명이 부상했다. 스페인에서는 1996년과 97년에도 100만명 이상이 모인 테러 규탄 집회가 열려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이 상당 기간 테러를 중단했다.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