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서려 하는 예비후보 가운데는 왼손잡이가 유난히 많다.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과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출판재벌 스티브 포브스가 모두 왼손잡이. 유력 예비후보 가운데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만 오른손잡이다. 그러나 부시의 아버지 조지 부시 전대통령도 왼손잡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3일 ‘좌익은 생각지 말고 왼손잡이 정치인들과 인사를 나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올해 대통령 후보 지명전은 왼손잡이들이 휩쓸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전 인구 중 왼손잡이는 10%를 약간 넘는다. 이에 비춰보면 이번 대선 레이스는 정계에서의 왼손잡이 부상(浮上)을 흥미롭게 보여준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 역사상 왼손잡이 대통령은 빌 클린턴, 조지 부시, 제럴드 포드, 해리 트루먼, 허버트 후버, 제임스 가필드 정도로 적다. 이는 왼손잡이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관계되는지도 모른다. 뉴욕타임스의 지적처럼 대통령이 성경을 놓고 취임선서를 하거나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악수를 할 때는 오른손만 사용해야 한다. ‘왼손잡이’라는 말 자체에 뭔가 부정적인 뜻이 담겨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최근 들어 왼손잡이들의 정치활동이 활발해졌는가. 일부 전문가는 왼손잡이들이 선천적으로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스탠리 코렌(심리학)교수는 “오른손잡이 중심의 세계에서 왼손잡이는 큰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지만 그런 스트레스에 직면할 때 더 큰 성공을 이루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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