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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안정대책]"금융불안에 마침표" 정부 낙관

입력 | 2000-01-24 18:34:00


정부가 2월 8일 대우채권 환매비율 확대를 앞두고 한국은행의 직접적 시장개입 등 강력한 시장안정대책을 내놓은 것은 금융시장에 남아 있는 마지막 불안요인을 이번에 확실히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정부는 대우의 해외채권단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된데다 대우채 환매문제까지 해결되면 국내 금융시장은 급속한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낙관론을 펴고 있다.

엄낙용(嚴洛鎔)재정경제부차관은 24일 “대우채 환매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낙관하지만 정부의 확실한 대처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시장안정대책을 내놓게 됐다”며 “2월8일이 지나면 시장불안요인이 제거되면서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차관은 또 “나라종금 문제는 대우의 13번째 계열사의 구조조정으로 이해해야 하며 종금사 일반의 문제로 봐선 곤란하다”며 “설령 종금사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필요한 유동성을 적절히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李憲宰)장관도 “장기금리가 높은 것은 대우채 환매문제 등 시장의 마찰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대우채 환매사태가 해결되면 시장금리도 안정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대우채 환매로 인한 유동성 문제보다는 환매자금의 단기부동화 등 환매 이후의 상황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작년 11월과는 달리 이번에는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환매된 자금이 단기부동화할 경우 시장의 안정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주식시장에서 선물 매도에 치중하고 있는 것도 정부의 낙관론과 달리 시장의 불안정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한국채권연구원 김경록위원은 “대우채 환매요구로 최대 30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에 이만한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여파를 쉽게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