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콘텐츠 거물의 초대형 합병으로 21세기초 미디어계에 충격을 안긴 ‘아메리카 온 라인(AOL) 타임워너’의 첫 사업은 예상대로 ‘인터랙티브(쌍방향) TV’인 것으로 밝혀졌다.
AOL은 타임워너와의 합병이 미국 정부의 승인이 나는대로 올 여름부터 ‘AOL TV’라는 이름의 인터랙티브 TV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쌍방향 TV는 프로그램 시청 외에 쇼핑이나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고 정보를 구할 수 있는 21세기 뉴미디어의 총아. 90년대 초반 한 차례 시도됐으나 기술과 프로그램 부족으로 상용화되지 못했었다. 그러나 쌍방향의 대명사인 인터넷의 왕자 AOL이 프로그램 왕국 타임워너와 합치자마자 곧장 쌍방향 TV 서비스를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AOL 측은 “AOL TV는 AOL의 정보 마당에서 타임 워너의 비디오를 보는 것”이라며 “이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시장을 창출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AOL TV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TV와 인터넷의 경계가 없다. 타임워너 계열인 CNN의 경제 뉴스를 보다가 해당 회사의 주식을 곧장 사거나, 인기 드라마 ‘ER’을 보면서 지난 줄거리를 알 수도 있고 채팅을 할 수도 있다.
AOL TV의 관건은 셋톱 박스의 가격. 타임워너는 90년대 중반 올랜도에서 수 천명의 케이블 TV 가입자에게 쌍방향 TV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운영했으나 수 천 달러에 이르는 셋톱 박스 때문에 실패한 바 있다. AOL 측은 이에 대해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셋톱 박스의 가격을 인하하는 문제는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AOL TV로 인해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웹 TV’.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수 년 전 TV와 인터넷을 연결시킨 ‘웹 TV’를 시작했으나 콘텐츠의 부족으로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여러 위성방송사 등과 제휴하고 있으나 콘텐츠의 규모로 본다면 AOL TV를 따라잡기 어려운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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