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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반대 66명 공개파장]막판 포함-배제 희비

입력 | 2000-01-24 23:56:00


‘천당에서 지옥으로, 지옥에서 천당으로.’

총선연대 지도급 인사와 유권자 100인 위원회 멤버 70여명이 서울 중구 정동 성가수녀원에서 명단확정 최종 회의에 돌입한 시간은 23일 오후 5시경. 인별 축조심의를 위해 도마에 오른 마지막 인사는 전 현직 의원을 포함해 총 77명이었다.

이에 앞서 15일 상임집행위원회가 1차로 95명을 공천반대 대상자로 예비 선정했고 18일 상임대표자회의에서 이를 77명으로 압축한 상태였다.

먼저 100인 유권자 위원 66명이 최종검토작업에 들어갔고 격렬한 토론을 거쳤지만 13명은 워낙 찬반 주장이 팽팽히 맞서 표결로 이어졌다.

이들 중 가장 논란을 빚은 사람은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와 정몽준(鄭夢準·무소속)의원 등 2명. 김명예총재는 5·16군사쿠데타를 주도했고 지역감정을 조장한 점이 채택사유로 꼽혔다. 결국 표결에 부쳐졌고 80%가 넘는 높은 ‘압도적 찬성’으로 명단에 포함됐다.된 김명예총재는 “공천대상자가 아니라 공천권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현실적 측면을 고려해 결국 ‘명예로운 은퇴’를 권고키로 결말이 났다.

4년간 법안발의를 1건밖에 하지 않았고 초원복집 사건의 범인은닉혐의로 기소된 경력의 정의원은 “월드컵 유치와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정의원의 해명이 참작은 됐지만 표결 끝에 총선연대는 “월드컵 준비로 인해 의원직을 충실히 수행할 수 없다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의원은 찬성 표가 60%를 조금 넘는 아슬아슬한 수준으로 선정돼 더욱 ‘가슴아픈 의원’이 됐다.

오후 10시 가까이까지 진행된 회의 결과 후보는 72명으로 줄었다. 이때부터 정책자문단과 변호사자문을 받아가며 최종 압축에 들어갔다.

먼저 의정활동과 관련, 질이 나쁜 의원을 추리기로 했다. 여기서 여성의원에게 욕설을 한 민주당 k의원과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대통령을 장애인에게 빗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한나라당 k의원은 별 이의 없이 포함됐다.

96년 한보비리 관련 5000만원을 받은 경력으로 명단에 오른 새천년민주당 중진 김상현의원은 최종논의과정에서 “3공화국부터의 오랜 민주화 운동경력을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들어온 경우.

하지만 유권자100인위원회와 상임대표 연석회의에서 “‘부패’를 명단선정의 제1기준으로 삼았던 원칙을 고수하자”는 주장이 대세를 이뤄 결국 명단에 포함됐다고.

박상천 의원은 특별한 비리사실은 없었지만 야당의원시절 주장했던 ‘특별검사제’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등을 법무부장관이 되면서 말을 바꿔 표결 끝에 선정됐다고. 반면 구제된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청문회에서 지역감정조장 및 증인무조건옹호 등 ‘저질발언’ 의원으로 네티즌 등 국민에게 강한 비판을 받았던 민주당 H의원은 명단선정작업 초기부터 ‘화살’을 비켜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최종명단 72명에까지도 포함돼 ‘벼랑 끝에 몰렸던’ 사람은 자민련중진 L의원과 자민련의 K, J의원 및 한나라당의 S, Y의원 등 5명. 이들은 23일 심야 최종심의과정에서 ‘부패와 관련한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구제돼 가장 아슬아슬하게 ‘면죄부’를 받았다.

roryrery@donga.com명단발표 후 “H의원은 왜 빠졌느냐”는 시민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총선연대 관계자는 “H의원은 부패 등 명단선정의 가장 중요한 3가지 기준에 걸리는 부분이 없어 저질발언 하나로는 공천반대명단에 넣기 어려웠다”고 설명하며 “TV에 비춰진 H의원의 ‘저질’인상이 워낙 강해 국민이 의아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인의 로비성 보험모집 의혹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민주당 중진 K의원과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의 L의원은 “사실관계가 확실치 않다”는 이유로 명단에서 빠졌다.

여당에 의해 DJ저격수로 지목된 한나라당의 L의원은 유권자100인위원회에서 “명단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7가지 선정기준에 뚜렷이 걸리는 점이 없어 구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