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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주가 전략적 제휴가 좌우"…ING베어링등 분석

입력 | 2000-01-25 18:43:00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 전망에 대해 ING베어링 등 국내외 증권사들이 잇따라 분석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작년 8월초만 해도 4만원을 웃돌던 주가가 최근에는 ‘고물값’(청산가치)에도 못미치는 1만6000원대를 기고 있다.

정보통신주 주도의 장세에 밀리고 작년에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로 수급여건이 나빠진 점도 있으나 결정적인 이유는 현대차가 국내 자동차업계 판도 재편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다.

◆독자생존 장래 낙관 못해

▽대우 삼성차 인수전 구도〓대우차 입찰에 GM과 포드가, 삼성차 인수에는 르노가 참여를 공식선언하고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외국메이커들도 대우차 인수를 검토중이다.

반면 현대차는 “전략적 제휴가 대우차 인수의 전제조건은 아니며 제휴를 하더라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독자생존능력을 기른 뒤에나 하겠다”는 입장. 증권가에서는 “전략적 제휴 없이는 현대차의 장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가 지배적.

◆대우인수社와 제휴 최선

▽세가지 시나리오〓“국내 자동차부문은 산업경쟁력은 있지만 기업경쟁력은 없다. 품질, 기술, 투자 등의 면에서 전략적 제휴를 통한 전반적인 리셔플링(사업구조개선)이 필요하다.” 자동차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대우증권 장충린팀장은 “전략적 제휴가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게임’이라고 할 때 현대차가 줄 수 있는 것은 국내 부품업계 조직능력”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ING베어링증권도 25일 내부보고서에서 세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전략적 제휴 여부가 현대차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첫 번째는 GM이나 포드의 하위파트너로 대우차를 인수하는 것으로 현대차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 이 경우 현대차는 국내 승용차 및 상용차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파트너로부터 선진기술을 어느정도 이전받을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인수전 패자(敗者)와의 제휴. 현대차는 국내외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상대를 갖게 되지만 향후 3년간은 국내시장 지배력을 잃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가 고립된 채 GM이나 포드가 대우차를 인수하거나 현대차가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안고 대우차를 단독인수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

또 르노가 삼성차를 인수할 경우 연간 생산능력이 10만대에 그쳐 현대차에 큰 위협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

◆올 목표가격 3만3100원

▽적정주가〓ING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나리오의 발생 확률을 각각 40%, 세번째 시나리오의 발생확률을 20%로 잡고 12개월 목표가격으로 3만3100원을 제시했다.

현대증권도 25일 보고서에서 △경쟁력 상실시 청산가치인 1만8100원 △현대차 중심의 1사체제로 재편시 3만3900원으로 추산했다. 현대증권은 현재 투자자들이 두 극단적인 케이스의 발생 확률을 62.5:37.5로 보고있다고 가정하고 현 시점의 적정주가로 2만4000원을 제시했다.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