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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선택2000]아이오와 코커스 현장

입력 | 2000-01-25 19:10:00


아이오와주의 코커스는 민의가 수렴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현장이었다.

24일 오후7시(한국시간 25일 오전10시) 데모인시 파크 애비뉴 초등학교에서 아이오와주 제 83 선거구 코커스가 시작됐다. 83선거구는 공장노동자들의 주거지역이어서 민주당원의 수가 많아 민주당은 강당, 공화당은 교실에서 코커스를 진행했다.

▼학교 교실-강당서 행사▼

아이오와주 인구중 백인비율이 97%나 되는 탓인지 양쪽 다 백인일색이었다. 일부 참석자는 현장에서 당원으로 등록하고 코커스에 참석했다. 민주당 코커스에는 60명이 참석했는데 여성과 노인이 대부분이었다. 아이오와주 전체 당원의 투표참여율이 20%도 채 안된 점이나 인구분포상으로 볼 때 참석자들이 대표성을 나타내지 못한 점은 민주주의 역사가 오랜 나라의 한계처럼 보였다.

당원들은 입장하자마자 지지후보별로 갈라앉았다. 앨 고어 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은 단상의 오른편,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당원은 왼편에 앉았다. 중립을 선언한 당원은 가운데 앉아야 했으나 이 선거구에는 한명도 없었다.

▼"누가되든 우리는 한黨"▼

선거구 책임자가 나와 “나중에 누가 후보로 지명되든 우리가 한 당소속임을 잊지 말라”는 톰 빌색 주지사의 메시지 등을 낭독한 뒤 개회를 선언했다.

참석자들은 즉석에서 의장과 진행보조자, 그리고 각 후보지지 진영의 대표와 부대표를 호명으로 선출했다. 이들의 집계 결과 고어와 브래들리를 지지하는 당원수가 40대20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선거구를 대표해 카운티 코커스에 파견할 7명의 대의원이 고어 5, 브래들리 2로 나눠졌다. 비율로는 고어가 4666명의 대의원을 확보했지만 반올림해서 5명을 가져갔다.

코커스는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절차만은 아니었다. 이날 코커스에서 당원들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되고 있는 선거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노인의 복지수혜를 삭감해서는 안된다는 결의안 등도 통과됐다.

같은 시간 2학년의 한 교실을 빌려 개최된 공화당의 코커스는 비밀투표로 시작됐다. 당원들이 제출한 지지후보의 이름을 집계한 결과 조지 W 부시 15, 스티브 포브스 10, 앨런 키즈 10, 게리 바워 2, 존 매케인 2표로 나타났다.

▼"돈선거 바로잡자" 결의▼

이날 양당의 코커스는 아무런 소란없이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 당원들 모두 자신의 역할을 알고 있었고 한점 흐트러짐 없이 이를 수행했다. 웃음이 간간이 터져나오는 민주주의의 작은 축제였다.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