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달인’ 히바우두(28·바르셀로나). 그가 축구선수로 ‘달인’이라는 공식호칭을 얻기까지에는 지독한 무명의 설움을 겪어야 했다.
브라질 헤시페 출신으로 14세 때 산타크루스클럽에서 본격적으로 공을 차기 시작한 그는 상파울루 코린티안스 팔메이라스 등 브라질의 명문 클럽을 거치며 ‘떠오르는 별’로 각광을 받기도 했지만 세계최고의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는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다.
94년 3월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했지만 당시 브라질대표팀에는 호마리우 베베토 블랑코 등 기라성같은 스타가 즐비했다. 이들 슈퍼스타들이 맹활약한 94미국월드컵에서 브라질은 최초의 4회 우승을 이룩하며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히바우두는 철저히 ‘음지’에 가려져 있었다.
오히려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 주역으로 주목을 받았다가 졸전 끝에 동메달에 머물러 지탄의 대상이 되는 불운을 겪어야했다.
그가 25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99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FIFA가 전세계 141개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의 선수 선정 투표에서 543점을 얻어 194점에 그친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79점을 얻은 아르헨티나 출신 골잡이 바티스투타(피오렌티나)를 제치고 영예를 안은 것. 그의 이 상은 축구선수로서는 더할 수 없는 최고의 영광.
히바우두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데는 남모르는 수모의 세월이 있었고 피땀어린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97년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클럽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그는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남미축구에서 벗어나 힘과 기술을 겸비한 유럽축구에 적응,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은 바로 히바우두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보여준 무대.이 때에도 호나우두라는 최고의 스타에게 가려져 있었지만 히바우두는 호나우두와 다른 시원스러운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 정확한 패싱력 등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어 자신이 몸담은 스페인 프로축구에서 23골을 넣어 득점랭킹 1위에 올랐고 99코파아메리카컵대회에서는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스타로 비약적으로 등극했다.
1m87,75㎏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히바우두만의 특징은 ‘유연성과 날카로움’을 겸비하고 있는 것. 드리블할 때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중거리슈팅은 시속 120㎞에 육박하는 대포알 슈팅이며 패스는 자로 잰 듯 정확하다.
특히 스캔들이 잦은 다른 스타에 비해 1남1녀의 아버지로 성실한 생활 태도도 모범적.
히바우두는 “나는 바르셀로나에서 모든 것을 이뤘다”며 “2003년 계약 만료 때까지는 바르셀로나에서 열심히 뛰는 것만이 최대의 소망이자 목표”라고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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