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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속당직 인선]중진들 2선 배치

입력 | 2000-01-25 20:20:00


25일 단행된 민주당의 후속 당직인선은 16대 총선의 공천 방향을 가늠할 예비포석의 성격이 짙다. 사무총장 등 주요당직에 이어 이번에도 조직과 기획 등 핵심을 동교동계가 장악,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친위체제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지도위원에 당의 원로급 인사들이 대거 배제됐고 이들 대부분이 ‘양로원’격인 고문에 배치된 점이다. 즉 지도위원에 김근태(金槿泰) 노무현(盧武鉉)의원과 김정길(金正吉)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실전형 인사와 함께 이준(李俊)전한국통신사장과 배석범(裵錫範)전민노총위원장직무대행 등 신진인사들이 5명이나 기용됐다는 것은 당의 ‘장년화(壯年化)’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회의 부총재였던 이종찬(李鍾贊) 박상규(朴尙奎) 엄삼탁(嚴三鐸) 황명수(黃明秀)씨와 김상현(金相賢) 채영석(蔡映錫)의원 권노갑(權魯甲) 김원기(金元基)씨 등 상당수 중진들이 고문단에 배치됐다. 고문단 수가 19명으로 크게 늘어나고 원로급이 대다수라는 점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당고문 배치가 공천 배제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국민회의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당무위원(70명)에는 이인제(李仁濟)선거대책위원장과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정대철(鄭大哲)전국민회의부총재 등이 포함됐다. 당무위원 역시 신당에 영입된 전성철(全聖喆) 정범구(鄭範九) 이인영(李仁榮) 임종석(任鍾晳)씨 등이 고루 배치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당직인선에서는 지역별 직능별 원내외 노장청의 조화, 여성과 청년에 대한 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서 “그러나 당직과 공천이 반드시 일치하지 는 않으며 당직인선에서 시민연대가 발표한 공천부적격 대상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재승(崔在昇)기획실장 겸 제1사무부총장 등 핵심 실무부서장이 모두 동교동계로 채워진 데 대해 한 수도권 의원은 “수도권이 중요한 상황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수도권 민심을 읽을 수 있는 핵심당직에 한 명도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