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회사들이 우등과 일반의 운행비율 조정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을 이용해 대부분의 고속버스를 우등으로 전환하는 바람에 서민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일반보다 요금이 50%나 비싼 우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등은 92년 7월 처음 신설된 뒤 운행비율이 20∼30%를 유지했으나 98년 10월 상한선 규정이 폐지되면서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다 추가로 지난해 12월 전체 운행횟수의 30% 범위 안에서 업체 자율로 일반을 우등으로 전환할 수 있게 규정이 바뀜에 따라 비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25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전주시를 중심으로 하루 운행되는 고속버스 횟수는 8개 노선에 309회로 이중 우등의 비율이 60%인 184회에 이른다.
이 가운데 승객과 운행횟수가 가장 많은 서울행의 경우 하루 140회 중 우등이 97회로 69%나 되고 인천행은 전체 15회 중 12회(80%), 대구행은 12회 중 9회(75%)를 우등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승객들이 일반 고속을 타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요금이 비싼 우등고속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서울간 일반고속 요금은 8900원인데 비해 우등은 1만3000원으로 46% 비싸고 전주∼인천간도 일반 9600원, 우등 1만4200원으로 우등이 48% 비싸다.
전북도는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우등고속 운행비율을 지금보다 축소하고 우등고속의 운행비율 상한선을 정해줄 것을 건설교통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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