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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인터뷰]'골드컵'대표선발 황선홍

입력 | 2000-01-26 19:08:00


‘황새’ 황선홍(32·수원 삼성). 최용수 안정환 이동국 등 쟁쟁한 후배 선수들의 끊임없는 도전 속에서도 변함없이 한국축구 ‘간판 스트라이커’로 통하는 그가 2월 골드컵대회를 앞두고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88년 12월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축구 일본전에서 첫 태극 마크를 달고 1골1도움으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던 것이 벌써 12년 전이다.

“태극마크를 달 때마다 가슴이 벅차요. 열심히 훈련하는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태극마크를 떼는 순간 선수 생명이 끝난다고 늘 생각해 왔습니다.”

이제야 자신의 고유 등번호 18번을 되찾을 수 있게 된 것도 큰 기쁨이다. “소속팀에서 후배에게 18번을 양보하고 20번을 달게 됐는데 까닭 모를 아쉬움이 밀려오더라고요. 이제 소속팀에서는 어쩔 수 없고 대표팀에서만큼은 꼭 18번을 달고 싶어요.”

황선홍은 지난해 11월23일 일본프로축구(J리그) 가시와 레이솔과의 원정 경기에서 어깨 탈골 부상을 했다. 국내 복귀 후 용인 수지에 있는 삼성 스포츠 과학지원실에서 꾸준히 재활훈련을 받아 완쾌한 것이 25일. 그러나 황선홍은 26일 오전에도 일찌감치 분당 집에서 수지로 향했다.

“어깨는 완치됐지만 그간 훈련량이 부족해 아직 몸상태가 100% 회복된 것은 아니에요. 28일 대표팀 소집 전까지 나름대로 최상의 몸을 만드는 것이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83경기에서 45골. 지난해 J리그 25경기에서 24골로 득점왕 등극. 국내 프로축구 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든 그가 최근까지도 활화산같이 불꽃을 태울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잘 먹고 잘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과 +α가 중요해요. +α는 바로 허리 복부 무릎관절 등 잘 안 쓰는 근육을 강화하는 보조 훈련입니다. 몸의 균형이 맞으면 슛 폭발력이 배가됩니다.”

황선홍과 허정무 대표팀 감독. 두 사람의 인연 또한 남다르다. 90년대초부터 대표팀 코치와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고 독일 부퍼탈에서 돌아온 후에는 95년까지 2년여간 포항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췄다. 그가 95시즌 후반기 1년여간의 부상 공백을 딛고 8경기 연속골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허감독의 절대적인 신뢰가 밑바탕이었다.

“감독님의 전술과 생각을 누구보다 잘 읽을 수 있는만큼 필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가는 것이 맏형으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선홍은 선수 생활 중 월드컵이 가장 가슴에 걸린다. 기대에 못 미친 94미국월드컵도 그렇고 부상으로 아예 출전조차 못한 98프랑스월드컵도 안타깝기만 하다.

“올 시드니올림픽은 물론 2002년 월드컵도 뛰고 싶은데 과욕일까요?” 그는 의욕에 가득차 있다.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