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을 위해 10대들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
누가 만든 것이 왜 중요할까. 10대를 위한 인터넷 전용공간(커뮤니티)을 만든 이준행군(15·대전 유성고 입학예정)은 이 질문에 “달라도 크게 다르다”고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어른들이 만드는 10대용 커뮤니티 사이트는 ‘장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이군의 야무진 지적이다. 10대들 소비를 부추기는 내용이 대부분이며 10대들이 마음속으로 원하는 정보제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군이 만든 10대 커뮤니티사이트 ‘아이두’(www.idoo.net)는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친구 6명이 내용을 상의해가며 만들었다. 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곳곳에서 아이디어와 ‘공동작업’ 제의가 들어와 지금은 전국의 10대 20여명이 이 사이트 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PC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고 이를 사이트 개선작업에 반영한다. ‘ⓝ세대’답게 모든일을 네트워크로 처리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어른들’이 만든 10대용 사이트와 다르다.
우선 숙제를 하다 우연히 찾아낸 유용한 인터넷 사이트들이 올려져있다. 직접 숙제를 해보지 않으면 찾기 힘든 정보다. 또 10대들이 자신의 일기를 공개,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도록 했다. 오늘의 역사, 펜팔누리, 테마페이지 등도 상당히 ‘교육적’이다.
여론조사를 벌여 ‘54%가 여자들도 군대에 가야한다’고 밝히는 등 10대들의 천진난만함이 느껴진다.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인터넷을 시작한 이군은 “일부 기업은 10대를 소비자로 생각하며 사이트를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10대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어른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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