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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생 유급사태 우려…약사고시 58% 응시거부

입력 | 2000-01-28 19:01:00


약대생들의 응시자격을 사실상 박탈한 한약사시험 응시자격 기준에 반발한 약대생의 절반 이상이 28일 약사고시에 불참하고 고사장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 밖에 모여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날 치러진 약사면허시험에는 총 1727명의 응시생중 재수생 편입생 및 한약사시험을 포기한 약대생 등 722명(응시율 41.8%)만이 시험을 치렀다. 작년 응시율은 97.5%.

시험에 불참한 학생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서울고 밖에서 침묵시위와 가두행진을 벌인 뒤 오후 4시부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약대생들은 이번 약사시험 포기와 함께 유급을 해서라도 한약사시험 응시자격을 확보한다는 입장이어서 약사고시 거부가 대규모 유급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립대학들이 학생들의 유급을 기피하고 있고 일부 대학은 이미 졸업사정이 끝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약사시험 불참자의 절반 이상인 500여명 이상이 유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약사시험을 둘러싼 약대생들의 반발은 정부가 한약사제도를 신설하면서 한약학과 졸업생 외에 95,96학번 약대생에게도 응시자격을 주기로 했으나 대신 한약 관련 과목을 95학점 이상 이수할 것을 요구하는 규정을 지난해말 발표, 올해 약대생들이 응시자격을 갖추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인 검토를 했으나 법률상의 제약으로 한약사시험 응시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며 약사시험 거부는 안타깝지만 정부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