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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납치 '애완용人間'으로 키워져… 9년2개월만에 구출

입력 | 2000-01-30 19:35:00


일본에서 초등학교 4년 때 유괴돼 ‘인간 애완동물’역할을 해왔던 여자(19)가 9년2개월만에 극적으로 구출돼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1990년 11월 니가타(新潟)현 산조(三條)시의 초등학교에서 귀가도중 실종된 이 여자는 28일 인근 가시와자키(柏崎)시의 한 병원에서 무직의 남자(37)와 함께 있다가 경찰에 발견됐다.

이 여자는 같이 있던 남자가 병원에서 갑자기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함께 조사를 받던 중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얘기함으로써 행방불명됐던 소녀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 여자는 남자에게 끌려간 뒤 남자의 집 2층에서 그동안 한발짝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감금생활을 해왔으며 정신질환으로 통원치료를 받던 이 남자를 따라 이날 처음으로 외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자집 1층에는 노모가 살고 있으나 노모를 본 것도 이날이 처음이었다는 것.

경찰서로 달려온 이 여자의 어머니는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며 기적같이 살아온 딸을 부여안고 울었다. 여자는 오랜 감금생활로 다소 쇠약해져 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나 대체로 건강하다는 것.

여자가 감금됐던 집은 실종된 지점에서 6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동안 경찰과 부모측이 실종전단을 수없이 돌리고 제보도 백수십건이나 들어왔지만 철저한 감금으로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