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권영길(權永吉)씨를 대표로 선출하는 등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진보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과연 이번 총선에서 숙원사업인 원내진출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상현(李商鉉)대변인은 이날 “시민단체의 공천반대운동으로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데다가 홍사덕(洪思德)의원의 한나라당행으로 가장 경계했던 무지개연합이 급격한 타격을 입어 어느 때보다 원내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특히 현대자동차 노조원과 가족이 전체유권자의 30%를 넘는 울산 북구 등 노동자 밀집지역인 몇몇 선거구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한다. 또 1인2표제가 도입돼 정당투표가 도입되면 비례대표 진출 가능성도 거의 확정적이라는 것.
이처럼 민주노동당이 골격을 갖춰가면서 민주노동당과 정당지지층이 겹친다고 보는 민주당의 기색이 좋지 않다. 특히 여야합의로 1인2표제가 도입될 경우 민주당 지지자의 상당수가 정당투표에서 민주노동당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 때문이다.
이런 탓인지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민주노동당이 창당대회에서 재벌해체, 미국 등 외세와의 불평등조약 무효화 등 공약을 발표하자 “민주노동당인지 조선노동당인지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또한 지난번 정치권의 선거법 담합이 문제가 됐을 때 “정치개혁이 물거품된 데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비판하는 등 김대통령과 민주당을 주공(主攻)목표로 삼고 있어 양자의 갈등관계는 앞으로 증폭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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