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의 모리스빌에 사는 한 여성이 인터넷 쇼핑을 하기로 결정하고 컴퓨터를 켠다. 그녀는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그녀가 인터넷에 접속한 후 마우스를 클릭할 때마다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 약 800km 떨어진 코네티컷주 페어필드의 아이콘택트.컴의 사무실에 앉아 있는 조앤 토레스(23)라는 여성이다. 한편 쇼핑을 하고 있는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이를 지켜보던 토레스는 그녀의 쇼핑에 끼어들기로 결정한다.
토레스는 “저는 당신을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도와드릴까요”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그로부터 채 1분이 지나지 않아 그녀는 쇼핑을 하고 있는 고객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의 전자우편 주소를 고객에게 보낸다.
전자 상거래 사이트들이 인터넷을 통해 고객에게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회사들은 많다. 그러나 아이콘택트.컴은 이러한 서비스의 차원을 한 단계 더 높였다. 즉 원하는 물건을 찾지 못해 곤란해진 고객이 컴퓨터 스크린에서 ‘도움말’ 단추를 누를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고객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서비스 요원들이 고객의 요청이 있기 전에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만약 이 기술이 널리 쓰이게 된다면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은 전례 없는 수준의 서비스와 함께 사생활 침해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토레스는 자신의 책상에 놓여 있는 17인치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아이콘택트.컴의 시스템을 갖춘 고객 5, 6명의 움직임을 지켜볼 수 있다. 아이콘택트.콤의 중역들은 다른 회사의 시스템이 고객의 도움 요청을 기다리는 반응형인데 비해 자신들의 시스템은 사전 행동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현재까지 아이콘택트.컴의 시스템은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 매리오트 베이케이션 클럽, 사이버스테이트 대학 등의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이콘택트.컴의 빌 크리스티 운영부장은 자신들의 시스템이 언젠가 오디오 시스템의 돌비 기술처럼 널리 퍼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고객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일부 인터넷 전문가들은 아이콘택트.컴 같은 시스템들이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한다.
기술 개발 회사인 앤더슨 컨설팅의 루시안 휴즈는 사람들이 사생활을 “신성한 동시에 값싼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만약 사람들이 사생활을 침해당했다고 느낀다면 엄청난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조건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사람들은 사생활에 대한 통제권을 기꺼이 포기한다”고 말했다. 즉 온라인 소비자 서비스 시스템들이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역할을 분명히 설명하고 실제로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사람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이콘택트.컴의 크리스티는 온라인에서 대기하고 있던 고객 서비스 요원이 곤란에 빠진 고객을 돕기 위해 먼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가게에서 판매원이 고객에게 먼저 접근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소비자들에게 굳이 도움을 강요하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아이콘택트.컴 같은 쌍방향 서비스 시스템이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이유는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고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여전히 어렵고 혼란스러운 것으로 보고 있다는 데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네트 이펙트가 지난해 여름에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온라인에서 쇼핑을 한 적이 있는 사람들 중 67%가 단 한 번도 거래를 제대로 끝맺어본 적이 없다.
토레스는 “대부분의 고객이 자신의 쇼핑에 끼어들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우리의 기술에 기쁨과 놀라움을 동시에 표현한다”면서 “고객은 우리가 자신의 브라우저를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과 자신이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놀란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tech/00/01/circuits/articles/27serv.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