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쓰레기 정보를 건져올린 그저그런 오락프로.
MBC가 지난달 30일 밤 방영한 ‘웹 투나잇’은 이렇게 평가될 수 있을 것 같다. 당초 ‘웹 투나잇’은 인터넷과 TV의 만남을 통해 정보와 오락을 함께 전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인터넷을 떠도는 저질 정보 소개가 대부분이었고, 그것을 소재로 한 각 코너의 구성 방식도 구태의연했다. 바뀐 것은 고작 소재로 삼은 정보가 인터넷 상에 떠 있다는 정도.
코너 ‘웹 투나잇 스페셜’은 이 프로의 그런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최근 논란이 됐던 ‘K양 비디오 사건’과 당사자 해명을 비롯해 포르노에 가까운 연예인 합성 사진, 정사 비디오가 인터넷으로 유포돼 스타가 된 미국 영화배우 파멜라 앤더슨의 이야기 등을 다뤄 ‘정보의 바다’에서 왜 저런 것만 건져냈을까 하는 의문을 주었다.
마지막 코너였던 ‘컴백홈’도 마찬가지. 가수로 변신한 탤런트 최진영의 홈페이지를 만든다며 야단법석을 떨었으나, 홈페이지 만드는 과정은 생략한 채 가수의 사생활을 보여주는 장면들로 코너를 채웠다. 최진영이 수제비를 끓이는 것이나 누나 최진실의 생일 잔치 사진 등이 홈페이지 만드는 과정보다 더 유용한 정보임을 제작진은 강조하는 듯했다. 대학생들이 직접 인터넷 생존 게임을 벌이는 코너 ‘리얼타임 100시간을 견뎌라’는 그나마 인터넷의 냄새를 풍겼으나 내용은 진부했다. 생존 게임이 ‘구문’인데다 학생들의 우스꽝스런 모습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 프로는 인터넷과 TV의 만남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 물결이 거세지고 있는 21세기초, 국내 방송 프로도 그 모델을 찾아야한다는 게 새로운 과제이기 때문. 그러나 ‘웹 투나잇’은 ‘인터넷이 쓰레기의 바다’라는 일부 학자들의 우려를 재확인시켜주는 것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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