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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비디오]'내가 널 사랑할수…'/10대들의 발랄함 가득

입력 | 2000-02-01 00:29:00


지난해 할리우드에서 붐을 일으켰던 ‘10대 영화’의 한 축이 ‘스크림’을 필두로 한 공포영화였다면, 다른 한 축은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등의 청춘 트렌디 영화였다.

극장을 거치지 않고 1일 곧장 비디오로 출시되는 영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10 Things I Hate About You)’는 ‘사랑보다…’의 뒤를 잇는 전형적인 청춘 트렌디 영화. 왕성한 소비력과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을 특징으로 하는 미국 10대가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국내에 개봉됐던 ‘사랑보다…’와 여러 모로 비교된다. 둘 다 유행에 민감하고 개방적인 성의식을 가진 10대들의 생활을 묘사하면서도 ‘사랑보다…’의 주인공이 상류층 10대들이라면,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심하게 튀지 않는 중상층의 자녀들. ‘사랑보다…’의 구애 작전은 낯뜨겁고 대담하지만 이 영화 주인공들의 구애 작전은 순진하다.

예쁘고 인기 좋은 소녀 비앙카(라리사 올레닉 분)는 언니가 먼저 데이트를 해야만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아버지의 규칙 때문에 불만이 많다. 언니 캣(줄리아 스타일스)은 남자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페미니스트에다 독설가. 카메론(조셉 골든래빗)은 비앙카와 사귀기 위해 패트릭(히스 레저)이 캣을 유혹하도록 일을 꾸민다.

언니 캣이 패트릭을 만나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은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 패트릭의 행동의 동기가 모호하고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배우들의 연기가 때로는 식상하지만, 10대들의 발랄함이 가득한 영화다. TV PD출신인 길 정거의 감독 데뷔 작. 미국 영화평론가 레너드 멀틴의 평가 ★★☆(만점〓★ 4개)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