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 몰려있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중구 다동 D사우나. 1일 0시반경 이곳에는 술기운으로 얼굴이 벌게진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갔다.
야간작업을 하다가 왔는지 서류가방을 든 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들어가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30∼50대 직장인들로 보이는 이들은 대부분 몸을 씻은 뒤 곧장 수면실로 향했지만 일부는 사우나에서 파는 해장국으로 속을 풀기도 했다.
D사우나의 경우 이날 오전 1시경 입장객이 100명을 넘었다. 욕탕 수면실 휴게실 할 것 없이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 50여명이 누울 수 있는 수면실에 자리가 없자 옷장 주변 마루나 욕탕 바닥에 수건을 깔고 누워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우나 관리인 오모씨(30)는 “점심시간에도 사우나가 붐비기는 하지만 밤에 잠자는 손님이 점심때의 2배 가량 된다”고 말했다.
요즘 남자 직장인 중에는 D사우나처럼 24시간 영업하는 사우나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 강북의 도심지역, 강남, 여의도 등 사무실이 몰려 있는 곳에선 ‘24시간 사우나’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주 고객은 집이 회사에서 먼 직장인들이 대부분. 밤늦도록 일하거나 술을 마신 뒤 집에 다녀오는 시간과 돈을 아끼고 조금이라도 더 잠을 자기 위해서라고 이들은 설명한다.
24시간 영업하는 사우나의 요금은 밤 10시 이전에 입장하면 잠을 자더라도 5000∼7000원.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잠을 잘 경우에는 1만원 정도다.
또 이들 사우나에서는 5000∼6000원이면 해장국 북어국 등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2000∼3000원을 내면 와이셔츠 양복 등을 다려주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회사원 김현성(金賢成·35)씨는 “회식을 하거나 야근한 뒤 사우나에서 자고 목욕으로 피로를 풀면 집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바쁘게 출근할 때보다 몸이 훨씬 가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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